22세의 L씨, 처음 보았을 때 그의 상징은 흉측할 정도로 망가진 상태였다. 시커멓게 변한 음경 피부, 심한 통증에 진물까지 흘러나오고 있었다.
“언제 뭘 어떻게 한 겁니까?” 척 보기에 파라핀 육아종이 분명했지만 너무 참담해서 따지듯 물었다. 22세 성경험도 많지 않을 그가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이런 벌(?)을 받았는지. 그를 이렇게까지 만든 ‘단소 콤플렉스’에 혀를 차지 않을 수 없었다.
“고3 말이었어요. 이웃 아저싸가 내 그곳을 보고는 작아서 못쓰겠다며 자기가 크게 해주는 기술이 있으니 해봐라고 해서 …” 고3이라니! 그럼 그 어린 나이에 … 고등학생이 확대를 생각할 만큼 자존심에 상처를 주고 열등의식을 깊게 만드는 것이 자신의 상징이다. 사람은 2~3살만 되면 자신의 상징에 대해 이상하게 생각한다.
여자아이는 동생이나 오빠에게 달려 있는 것이 자기에게는 없는 것을 보고 누가 훔쳐 갔다고 여기고 여성 최초의 상실감을 느낀다고 한다. 남자 아이를 목욕탕에라도 데리고 가면 이상하다는 듯히 귀여운 질문을 한다. “아빠, 아빠 고추는 크고 수염이 났는데 왜 내견 쬐끄맣고 수염도 없어?”
성문제는 남녀간의 사랑 나눔과 종족유지 수단이란 숭고한 목적을 내포한 삶의 중요한 일부분이다. 따라서 성기의 기능에 대해 자세히 강의하지 않아도 언제부터인가 터득하게 된다. 조물주는 유독 이 신비한 기관에 수치심과 호기심을 함께 부여했고, 인간은 이를 지나친 도덕성으로 포장해 자꾸 신비의 동굴 속으로 가둬 놓는다.
바로 그 금기의 부작용으로 불합리한 열등 의식이 생기는 것이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화장심에서 남의 것을 힐끗거리는 관음증 비슷한 습관을 갖게 되고, 여성을 활홀하게 만족시키려면 반드시 심볼이 커야 한다는 착각으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착각은 보통 성생활을 시작하려는 단계 즉 혼(婚)고개 입구에서 하게 되는데, L씨는 그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 같다.
비뇨의학과학적으로 여성의 성감대는 질 입구 2~3㎝ 정도에 집중돼 있고 남자의 그것은 5~6㎝만 되어도 훌륭하게 제기능을 할 수 있다. 그런데 남자들은 상징이 크다는 것만으로 상대에게 훨씬 더 남자다워 보이고 정력도 셀 것이라는 오해를 하고 있는 것이다. L씨는 무척 내성적이고 몸도 호리호리한 편으로, 단소 콤플렉스가 유난히 심한 것 같았다. 그 저변에는 너무 일찍 성에 눈을 뜬 탓도 있었을 것이다.
그는 고2때 벌써 이웃집 직업여성에서 동정을 잃었다고 했다. 느 날 이웃지 아가씨가 심심하니 놀러오라고 해서 별 생각없이 찾아갔다가 그녀의 육탄공격에 그만 넘어가 버렸다는것이었다. 술집에 나가는 그녀는 한낮까지 늦잠을 자고 난 뒤에 L씨를 불러들여 어설픈 사랑놀이를 한 것이다. 처음 그런 경험을 한 L씨도 계속되는 호기심 때문에 가끔은 학교에도 안 가고 은근히 그녀가 불러주기만 기다렸다고 한다.
그런던 어느 날 그녀가 불쑥 “애, 네 것이 너무 조그마해서 앞으로 결혼하면 지장이 많겠다, 얼굴은 잘생겼으면서 이건 왜 이리 작니?” 하는 말을 했다. 무심코 뱉은 그녀의 말은 L씨의 가슴에 비수같이 꽂혔고, 그 후로부터 그는 ‘작은 콤플렉스’에 최면이 걸렸다. 얼마 후 L씨는 파라핀 주입술을 받았다. 그것도 의사가 아닌 이웃집 아저씨로부터. 그런데 수술한 얼마 후부터 그는 진짜 고민으로 머리를 썩여야 했다. 인체는 어느 부분이든 몸속에 들어온 이물질에 거부 반응을 일으키게 되어 있다.
수정을 하기 위해 들어간 정자에게도 여성의 몸이 거부반응을 일으켜 정자를 죽인다. 그것이 심하면 불임이 된다. 이웃집 아저씨의 시술에 의해 L씨의 몸 속에 들어간 파라핀은 시간이 지나면서 체내 조직과 유착, 혈액순환을 방해하고 심하면 조직을 괴사시켜 영 못쓰게 만든다.
신체와 이물질이 접하게 되었을 때 발생하느 작용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채 파라핀이나 바셀린, 심지어 칫솔대 같은 이물질을 주입하거나 삽입시키면 이렇게 엄청난 결과를 빚는다. L씨는 이물질제거 수술 후 음낭피부를 이용한 이식수술을 받았다. 콤플렉스는 극복해야 할 정신적 장벽이지 빠져서 생을 망치는 함정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가르쳐준 사건이었다.
이무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