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물주가 인간에게 준 이상한 병 이야기 하나만 더 해보자.
모든 남성들은 정상적인 성배우자가 있을 때 그 상대를 언제든지 정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기를 원한다.
이 정복의 수단은 물론 꿋꿋하고 단단히 서는 남성 상징의 힘이다.
그러나 이 능력도 필요할 때만 서야지 시도 때도 없이 직립 부동자세로 있으면 곤란하다. 주책 없다는 소리를 듣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범상히 여기고 시급히 응급처치를 않으면 통증은 물론 영구 불능이 되는 불상사가 발생한다.
R이 바로 그런 경우다.
R은 환락가에서 일하고 있는 여자들을 많이 안아 본 청년이다.
15세 때 이미 섹스를 안 그는 어지간히 마음에 드는 상대가 아니면 아예 욕구도 생기지 않았고,
젊다기보다 어린 나이지만 새벽발기도 시원찮은 상태다.
간혹 진지하게 자신을 돌아볼 기회가 있을 때 이러다 혹시 성불능자가 되지 않을까 걱정하다가도, 곧바로 ‘그것이 인생의 전부야?’ 하는 마음이 들어 곧 불안을 지워 버리곤 했다.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면 가정도 꾸밀 수 있고 애들도 낳아 키울 수 있다고 자위하며 하루하루를 무의미하게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새벽에 이변이 생겼다. 좀처럼 없던 새벽발기가 있었던 것. ‘그러며 그렇지. 내가 불능일 수야 있나. 그래도 왕년에는 하룻밤에 몇 차례씩 여자를 안던 솜씨가 아닌가.’ 그런데 이상하게도 발기가 되어도 성욕이 일어나지 않고 꿋꿋이 기립한 남성은 좀처럼 고개를 숙일 줄 모르는 것이었다.
성냥개비로 귀를 후벼보기도 하고 목욕탕에 가서 찬물에 담가보기도 했지만 성난 남성은 끄떡도 하지 않았다.
“윽!”
시간이 지나자 음경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오기 시작했고 도저히 침을 수가 없었다. 그는 무작정 튀어나왔다.
출근하자마자 R씨를 맞은 필자는 그이 상징을 보았다.
세상을 멋대로 산 자신의 주인을 골탕이라도 먹일 뜻 상징은 잔뜩 성을 내고 있었다.
R씨를 진찰하면서 필자는 대학시절 추억을 떠올렸다.
수업시간에 R씨와 같은 진기한(?)환자를 처음 본 필자와 친구들은 한편으로 신기했고 한편으론 신의 섭리에 감탄하고 있었다.
주임 교수님은 그 환자에게 척추 마취를 실시했다.
허리 아래 부분은 완전히 흐늘흐늘해졌으나 그놈의 상징은 여전히 하늘을 향해 기세 좋게 기립해 있었다.
이른바 ‘지속성 음경발기증(Priapism)
신의 장난은 어떤 때는 정말 좀 지나친 데가 있다.
이 병은 성적 욕구나 자극도 없이 유통성 음경 발기가 병적으로 지속되는 상태이며 응급치료를 요하는 질환이다.
어느 연령층에서도 발생할 수 있으나 성적 활동이 활발한 연령에서 자주 발생하는 이 질환은, 정맥계 배액의 폐쇄가 주된 원인으로 믿어지고 있다.
폐쇄가 일어나는 원인은 혈액 질환, 외상, 약물복용 등에 의해 2차적으로 발생한다.
소아에게는 백혈병, 용혈성 빈혈 등 혈액질환에서 합병증으로 발생하고, 히로뽕이나 마약 상습 복용자에게 발생 확률이 높다.
이 증상은 남성 상징의 끝 귀두와 요도해면첸는 영향 받지 않으며, 환자를 충분히 안정시킨 후 음경 해면체 내의 정맥혈과 그 찌꺼기를 제거해야 한다.
이런 기초적인 처치에도 반응이 없을 때는 음경해면체와 귀두 사이에 혈액통과 분로를 만들어 새로운 순환경로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물론 이 증상은 불치는 아니다. 그러나 효과적인 처치에도 불구하고 약 50% 정도는 영구적인 발기불능이 생기는 것이 문제다.
신은 이처럼 짓궂다. 그러나 인간은 이런 사람에게 시술할 수 있는 보형물을 개발했다. 병으로 발기 불능이 된 사람을 만물의 영장으로서 그냥 버려둘 수는 없었던 것이다.
신은 남성의학 전문의가 열심히 보형물 수술을 해 환자의 성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을 보면서, 이 또한 즐기는 것은 아닐까.
이무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