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비지니스] 9988남性건강 ⑫ 노병은 죽지 않는다.
요즘 TV에서는 며느리의 친구와 재혼한 시아버지가 등장하는 일일 드라마가 인기다. ‘스무 살 차이 나는 며느리의 친구와 70세 노인의 결혼’이라는 소재도 자극적인데 이 둘 사이의 늦둥이 임신이라는 에피소드는 그야말로 공중파 연속극에서 보기 드문 파격적인 소재였다. 물론 이 사건은 갱년기 증상과 혼동한 에피소드로 끝났지만 요즘 주변에서 그리 어렵게 볼 수 있는 장면만은 아니다. 실제로 필자의 병원을 찾는 남성들 중 30%는 60대 이후이며 이들 중 상당수는 재혼과 함께 성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병원을 찾는 남성들이다.
◇세월도 거스를 수 있다= 얼마 전 재혼을 앞두고 필자의 병원을 찾은 66세의 K 씨. 나이보다 10년은 젊어 보이는 외모에 말끔한 옷차림의 K 씨는 7년 전 환갑도 못 채우고 아내가 먼저 간 것을 빼면 경제력이며 자식농사며 무엇 하나 아쉬운 것이 없는 노인이었다. 자식들의 동의도 얻고 결혼 날짜까지 잡았지만 그는 커다란 고민이 있었다. 바로 열아홉 살 연하의 새 부인과의 잠자리 때문이었다. 7년 동안 사용하지 않은 그곳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할 리 없었고 20년 가까이 되는 나이 차이는 그를 위축시키기에 충분했다. K 씨는 새로운 인생을 위해서라면 수술을 통해서라도 새 신부 앞에 당당히 서고 싶다는 바람을 숨기지 않았다.
상담 후 혈액과 소변검사 및 음경해면체 혈관의 이상 유무 등 종합 검사했다. 검사 결과 음경으로 가는 동맥혈관이 막혀 발기가 힘든 상황이었다. 다행히 당뇨나 심장병과 같은 특별한 성인병 증상은 없었다. K 씨는 발기부전의 수술적 치료 방법인 음경보형물 삽입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수술은 매우 성공적이었고 지금은 뒤늦은 행복이나마 부족한 것 없이 잘 살고 있다.
◇발기부전 치료의 확실한 희망 ‘음경 보형물 삽입술’=음경보형물 삽입술이란 음경에 인공으로 만든 보형물을 삽입, 자신이 원할 때 발기 상태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해주는 수술법이다. 이 방법은 발기부전 치료의 마지막 단계이자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사정과 성적 쾌감에는 전혀 문제가 없으며 자신이 원할 때 언제나 성관계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합병증이 없고 반영구적인 이 방법은 당뇨병 등 약물이나 주사제로 치료가 힘든 기질성 발기부전 환자에게 마지막 희망이 될 수밖에 없다.
사용되는 보형물은 크게 굴곡형과 팽창형이 있는데 굴곡형은 음경에 실리콘 재질의 인조 해면체를 삽입해 발기시키며 평소에는 구부려 놓았다가 필요할 때만 세워서 사용한다. 팽창형은 음경의 발기 메커니즘을 도입한 것으로 작동 스위치, 물주머니, 튜브, 2개의 실린더로 구성된다. 작동 스위치는 음낭에, 실린더는 음경에, 나머지는 복부에 삽입하게 되는데 작동 스위치를 가볍게 누르면 물주머니의 물이 튜브를 타고 실린더를 가득 채우게 돼 발기가 된다. 수술한 티가 나지 않으며 배우자의 만족도도 매우 높은 편이다.
◇노인의 성은 ‘삶의 질’과 직결= 60대뿐만 아니라 노년의 성생활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상당히 유익하다. 성생활은 노화와 치매, 건망증 등의 진행을 억제하며 특히 성관계를 가질 때 뇌에서 분비되는 엔도르핀은 노년의 우울증이나 의욕 저하 등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다. 또 면역글로불린이 분비돼 면역성을 높여준다. 무엇보다도 부부간에 애정을 확인함으로써 정서적 건강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노년기의 성생활 장애는 대부분이 자연스러운 노화에 의한 성욕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부부간에 정신적, 육체적 갈등이 생겨나는 데서 비롯된다. 노화에 의한 신체적인 변화로 인해 성생활을 하기 어려울 정도라면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의 질환이 없는 경우는 90세까지도 성 반응이 유지된다는 것이 의학계의 중론인데, 60대들에게 성생활을 뛰어넘으라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제 양적인 장수에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노후생활의 질적인 만족에도 눈을 돌릴 때가 된 것이다.
이무연·강남유로클리닉 원장(전문의/의학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