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을 것은 굽어야 하고, 곧을 것은 곧아야 하는 것이 세상 이치다. 곧아야 정상인 것 중 하나가 남성들의 생식기다. 만약 음경이 휘어지기 시작한다면 이상 징후로 봐야 한다. 우연히 남들과 다르게 휘어진 자신의 상징을 발견한 후 남몰래 속병을 앓는 남성들이 의외로 많다.
◇내 것은 남들보다 독특해?= 가끔 병원을 찾는 환자 중에 암인 줄 착각하고 오는 경우가 있다. M 씨도 그 중 한 명이었다. 어느 날 소변을 보고 있는데 자신의 상징이 구부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아무리 펴 봐도 펴지지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게다가 딱딱한 무엇인가가 잡혀 혹시 암이 아닌가 하는 공포감마저 들었다고 한다. 40대 중반의 H 씨 역시 그곳에서 물렁뼈가 만져지고 아래쪽으로 굽는다며 상담을 요청해 왔다. 특히 부부 관계 시 새끼손가락 끝만한 크기의 딱딱한 것이 음경의 중간에서 만져졌고 힘 있게 고개를 들었을 때 45도 정도 굽으며 동시에 통증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곰곰이 되짚어 보니 부부 관계 시 삽입 자체가 어렵기도 했고, 어쩌다 삽입이 돼도 스르르 미끄러져 빠져 버리기도 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의 증상은 의학적 용어로 페이로니 병(Peyronie’s disease) 즉, ‘음경만곡증’이었다. 남성 100명 중 한두 명꼴로 발생하며 1873년 그 병을 처음 보고했던 이탈리아 의사 ‘드라 페이로니’의 이름을 따서 그렇게 부른다. 일명 ‘뒤틀린 페니스’라고도 하는데 음경 해면 조직 사이에 섬유 조직과 칼슘 결절이 쌓여 탄력이 없어지다 보니 발기 시 한쪽으로 구부러지는 것이다. H 씨와 M 씨의 경우 3개월 동안 약물치료로 효과를 못 봐 수술 치료를 시행했다. 음경의 백막을 절개하고 그로 인해 생기는 직사각형 모양의 결손 부분에 본인의 진피를 이식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선천적 질환이나 후천적 손상이 주 원인= 음경만곡증은 음경의 발기 조직인 해면체를 싸고 있는 백막에 섬유화된 딱딱한 조직이 부분적으로 혹은 다발적으로 생기는 병이다. 발생 원인은 선천적 요인과 후천적 요인으로 나뉜다.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후천성인 경우 대부분 과격한 성행위나 음경 충격으로 인한 음경 미세 출혈 등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위의 H, M 씨는 후천적 요인 때문이었고 백막에 탄력이 떨어지는 중년기의 나이 탓이기도 했다.
선천적인 경우는 해면체 성장 과정 중 발달의 불균형으로 발생하는데 어릴 때는 잘 모르다가 사춘기 시절이 지나면서 성적인 관심이 커지면서 우연히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는 잘 표시가 나지 않지만 발기 시에는 뚜렷하게 표시가 난다.
◇음경만곡증의 치료법= 음경만곡증 치료법에는 비타민E 복용, 방사선 치료, 스테로이드 약물 국소 주사법이 있다. 또한 증상이 가벼울 경우 혈종과 동통에 대해 냉 또는 온 찜질을 시행하거나 압박 붕대 등 보존적 요법을 쓸 수도 있다. 하지만 앞서의 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휘어진 정도가 심해 삽입이 힘든 경우, 또 성관계 시 본인이나 배우자의 고통이 심하거나 외관상의 문제로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이때 백막을 성형하는 수술을 하는데 이것으로도 교정이 불충분할 경우에는 결절을 제거하고 다른 조직을 이식하거나 보형물을 삽입하는 방법을 통해 휘어진 것을 바로잡고 발기력을 향상시키는 시도를 한다. 국소마취 뒤 1시간 정도 시간이 걸리며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다.
음경만곡증 환자의 발기 능력은 초기에는 대개 정상이며, 음경의 길이도 정상을 유지한다. 하지만 음경의 휘는 정도가 점차 진행되면서 발기 능력이 감소하기도 한다. 따라서 음경에 피멍이 들거나 발기 시 통증이 있을 경우, 또 발기 시 음경이 휘어지는 증상이 나타나거나 기타 음경이 손상 받은 경우라면 지체하지 말고 전문가에게 진찰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무연·강남유로클리닉 원장(전문의/의학박사)
가톨릭의대 외래교수. 세계성의학회 정회원. 아시아·태평양 남성학회 정회원. 미국 성기성형학회 정회원(아시아 유일). 유럽 남성성기수술학회 정회원(아시아 유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