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인간을 만든 조물주의 실수는 무엇일까? 비뇨의학과 의사들은 이런 질문을 받으면 농반진반으로 「뼈 없는 음경」 이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당뇨환자들의 발기부전을 치료할 때 면 이런 생각을 하는 의사들이 꽤 있다.
초식동물과 달리 대부분의 육식포유류에는 음경에 뼈가 있어 발기때 인간처럼 복잡한 메카니즘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발정기가 따로 없는데 다 죽기전까지 성욕을 버리지 못하는 인간에겐 다행인지 불행인지 음경 에 뼈가 없다. 발기는 철저히 혈관의 몫이다.
그런데 이 혈관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이들에게 음 경의 뼈는 그저 부러운 도구일 수 밖에 없다. 남성의 발기는 음경에 혈 액을 공급하는 혈관과 스폰지처럼 생긴 해면체에 비밀이 있다. 다시 말 해 음경동맥으로 들어온 혈액이 해면체를 가득 채우면 발기가 되고, 혈 액이 다시 음경정맥을 통해 빠져나가면 사그라드는 것이다. 마치 풍선의 원리와 같다.
교사인 P씨는 발기력이 예전보다 떨어져 필자를 찾았다가 당뇨를 발견한 경우. 당뇨병에 걸리면 말초혈관에 동맥경화가 생기고 말초신경도 망가져 발기는 물론 사정, 극치감 등 남성의 성기능 전반에 문제가 생긴 다. 발기부전이 당뇨환자의 12%에서 첫번째 증상으로 나타난다는 보고도 있다.
사업가인 L씨는 15년 이상 당뇨과 투병하다 완전히 발기력을 상` 실해 내원한 경우. 혈관 신경이 모두 망가져 아내도 이제는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한다고 했다. 이들 당뇨환자의 성불능은 어떻게 치료할까. 초기에는 우선 발기유발제를 사용한다.
발기유발제가 혈액의 유입량을 늘려 팽창력과 강직도를 높인다. 특히 심리적으로 위축돼 발기가 안되는 사람에게 발기유발제는 특별한 만족감을 준다. 그러나 L씨 처럼 혈관과 신경이 완전히 손상된 사람에게는 보형물을 삽입하는 수술을 한다.
말하자면 조물주가 빠뜨린 뼈를 인공적으로 심어 주는 것이다. 의학이 탄생시킨 보형물은 동물의 뼈보다 기능이 좋다. 필요할 때면 언제든지 확장·축소시킬 수 있고 수술 자국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아내 도 속일 수 있다. 당뇨 합병증으로 불가피하게 찾아 온 불행도 의학은 하나씩 치료해 가고 있는 것이다.
<이무연 mooyeonlee@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