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덴마크 명물 ‘섹스박물관’
- 정조대서 사이버섹스까지 인류 性문화 망라
- 동성애 운동본부, 레즈비언 연합, 영국 숙녀사교모임, 나체주의자 연맹….
우리에게는 다소 낯뜨거울 수도 있지만 유럽인, 특히 북구 사람들에게는 자연스런 친목단체들이다. 자유와 평등, 인권과 성은 그들에겐 인간이 추구하는 보편적인 가치들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말하는 성이란 어떤 것인지, 코펜하겐의 「섹스박물관」이 해답의 일단을 제시한다. 초입에 우선 황금빛의 커다란 남근상이 자리잡고 있고, 곧이어 유럽 성문화의 「원점」 로마시대와 만난다. 당시의 성풍속이 마네킹과 밀랍인형 등으로 생생하게 재구성돼 있다. 재미있는 것은 로 마시대의 성풍속이 어떤 식으로든 목욕탕과 관련된다는 사실. 욕탕 안의 에로틱한 실내장식과 물에 타는 최음제, 속이 비치는 옷차 림의 무희 등….
로마시대의 성문화는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최대한의 쾌락을 표현하는 「본능의 역사」로 남아있다. 그 다음은 중세유럽. 프로레슬러들의 물건처 럼 보이는 흑두건과 장화 금빛장갑 채찍 등의 가죽제품들…. 요즘 섹스숍에서 볼 수 있는 성애기구의 원조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대부분 프랑스, 구체적으로 베르사유궁 에서 탄생한 발명품들이다.
당시 귀족사회의 도덕감 상실은 십자군전쟁 때의 히트상품 정조대를 통해 잘 알 수 있다. 박물관에 전시된 정조대는 주로 철제로 톱니바퀴 형에서부터 칼날형, 열쇠고리형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성에 관한 한 「자신에게 너그럽고 서민들에 엄격한」 지배계급의 허위의식 은 이곳 전시품의 절반 이상이 14세기 프랑스 귀족사회의 유서깊은 애용품들이라는 점에서도 알 수 있다.
박물관 2층으로 올라가면 마릴린 먼로의 대형사진부터 눈에 띈다. 이 박물관이 선정한 최고의 섹스심벌이다. 최고의 남자심벌은 엘 비스 프레슬리. 클락크 케이블과 잉그리드 버그만 사진도 한쪽 벽을 차지하고, 포르노 배우로 의회까지 진출한 이탈리아의 치치올 리나 모습도 눈에 띈다.
박물관측은 20세기 들어 성문화가 획기적으로 바뀐 이유가 영상의 출현에 있다고 설명한다. 움직이는 그림은 인류의 호기심의 출 발점인 성문제에 재빨리 접목, 그 위력을 더해갔다. 박 물관측은 1896년 영화를 발명한 뤼미에르 형제와 프로이트 박사를 20세기 인류의 밤문화를 바꾼 혁명아로 꼽는다.
이처럼 유럽인들에게 성의 문제는 인간의 자유와 해방을 가늠하는 척도이자 출발점이었다. 70년대 들어 성문화는 다시 한번 새로운 형 태로 발전한다. 「남녀평등」의 새 이념이 나타난 것. 이는 원래 사회주의가 자랑하던 이데올로기였다. 그러나 서구에서는 사회주의 권과 다른 각도에서 이 문제가 구체화됐다.
호스트클럽의 등장이 그것. 인류 역사상 호스트클럽 명부에 가장 먼저 오른 것은 79년 런던에서 문을 연 치펀데일스 나이트클럽. 심야에 2시간반 동안 진행되는 치펀데일스 댄스는 연간 50만명 이상의 여성 관객을 끌어모으는 최고의 쇼로 자리잡 았다.
박물관에 전시된 형형색색의 콘돔은 성에 관한 인간의 집착이 얼마나 끈질긴지 보여주는 증거다. 박물관의 마지막 코너는 사이버섹스(Cyber Sex). 이는 컴퓨터를 이용, 「너와 나의 관계」가 아닌 「나와 나의 관계」 속에서 이뤄지는 섹스다.
3차원의 가상현실을 통한 사이버섹스는 육체가 아닌, 두뇌를 통해 정신만으로 이뤄지는 섹스다. 에이즈라든가 동성애 문제 가 끼여들 여지가 없다. 21세기 인류는 기술적 진보를 통해 이를 하 나로 통일, 전혀 새로운 성문화를 창조할 것으로 보인다. 인간이 원하는 최상의 쾌락조차 컴퓨터가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