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세에 결혼 10년째 접어드는 H씨는 자신의 성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느낌이 처음 들었을 때 그리 대단치 않게 생각했다. 매스컴을 다루는 첨단직업을 가진 그는 섹스에 대한 수많은 정보를 접하고 있있고, 의사와 직접 인터뷰를 한 경험도 많아 웬만한 의학지식은 소화할 능력이 있었던 것이다.
매일같이 되풀이되는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의 영항으로 남자의 섹스 기능은 점점 약화되는 반면, 여자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서야 진정한 섹스의 의미를 느껴 욕구가 왕성해진다. 이런 생리적 성향에 대한 부조화로 인해 남자들은 자신의 위축되는 성능력에 초조감을 느끼게 되고, 더 잘 해보겠다는 강박감이 오히려 능력을 더욱 위축시킨다는 것쯤은 익히 알고 있었다.
그러나 H씨의 경우는 그게 아니었다. 그때까지 느껴보지 못한 조루 증세가 생기더니 새벽발기까지 잘 안되는 것이었다. 물론 그는 자기합리화 이론을 갖고 있었다. 매일 마셔대는 술, 밤 늦게 귀가했다 새벽같이 나가는 일상생활에서 이불 속에 누워 뭉기적거릴 여유도 없었고, 몸을 움직일 수 있을 때쯤이면 아이들이 학교 갈 시간이어서 성파트너가 엄마로 돌아가야 하니 어쩔 수 없다는 상황론으로 스스로를 위로했던 것이다.
그렇지만 모처럼 잡은 기회에 발기가 잘 되지 않는 것은 자신의 이론에 맞는다 하더라도, 행위 도중 빠져버려 다시 발기가 안될 때의 참담함은 그의 의학지식으로도 극복할 수가 없었다. 그의 불찰은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 자신의 의학 상식으로 해결이 안되자 자신의 남성이 작아서 그런 것이라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그럴 듯했다. 자신의 남성이 크면 최소한 빠지는 불상사는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그의 생각은 섹스에 대한 원초적인 상식을 무시한 것이다. 섹스는 인간 대뇌활동의 신비한 부산물이다. 섹스에 대한 대뇌중추의 연상(聯想)작용이 없었다면 남자는 여자의 뇌쇄적인 몸매에도 무덤덤해지고, 여자는 남자의 우람한 품 속에 안길 마음이 생기지 않게 되어 있다.
그런데 그 연상작용은 행위가 잦을수록 감퇴되고 시들해진다. 또 대뇌중추의 지시에 따라 생기는 욕망을 달성할 신체상태도 노화돼 혈액 흐름이 둔해지고 혈액이 흐르는 길(동맹)도 탄력을 잃어, 젊을 때 즉가 반응하던 인체기능의 반응 시간이 많이 걸린다. 거기다 갖가지 스트레스가 대뇌 성욕중추의 기능을 방해한다.
요즘의 의학은 예전에 금기(Taboo)로 여겨지던 섹스 문제도 과학적으로 접근, 인간생활을 행복하고 윤택하게 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점점 개인주의화하는 사회에서 섹스 문제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부부가 이혼을 결정하게 되는 경우 그 파경의 밑바닥에는, 여자 쪽에서 강력히 부인하더라도, 섹스문제가 깔려 있는 경우가 많다. H씨와 같은 경우는 자신의 몸 다른 부위의 진피지방을 이식하면, 발기시 굵어지기 때문에 조루치료수술을 동시에 받을 경우 쉽게 빠지는 불상사는 없어진다.
이무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