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혼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최근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재혼의 경우 남자 5만9천772건, 여자 6만6천666건으로 전년에 비해 각각 3,101건, 3,111건 늘었다. 10년 전과 비교해보면 재혼 인구는 95년 6.4%이었던 것이 지난해 14.7%로 두배 이상 증가해 해마다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전체 혼인 건수 중 남자와 여자 모두 재혼인 경우는 14.7%로 이제 100쌍 중 15쌍은 재혼이라는 얘기다. 통계에서 보듯이 재혼은 이제 생소한 이슈가 아닌 일반적인 사회현상의 하나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재혼부부의 이혼율은 초혼 부부의 1.5배에 달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올 만큼 재혼가정의 결속력은 약하다. 재혼 후 더 나은 삶을 살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주된 이유겠지만 특히 40~50대 이후 새 장가를 든 신랑이 성적인 만족감을 주지 못했을 때, 부인의 한숨보다 새 신랑의 수치심이 더 커서 다시금 부부관계 유지에 대한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50대로 접어든 남성은 성기능 장애가 이미 나타나고 있거나, 서서히 진행 중에 있기 때문에 재혼 후 원활한 성관계를 위해서는 자신의 성기능에 대해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얼마 전 재혼을 앞두고 내원한 김정만씨(가명·63)는 부인과 사별한 후 10여 년 동안 성관계를 가져본 일이 없었다. 김씨는 새로운 동반자를 만나 새로운 삶을 활기차게 시작하고 싶은 욕구가 철철 넘쳤지만 힘없이 축 처진 성기 앞에 자신감이 뚝 떨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얼마 남지 않은 인생 자신과 새로운 동반자를 위해 음경 보형물 삽입 수술을 해서라도 건강한 남성으로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수술 후 ‘지금의 모든 생활이 만족스럽다’며 감사의 인사를 건네는 그에게 오래도록 건강한 성을 즐기려면 운동을 꾸준히 하고 마음을 항상 여유롭게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드렸다. 이처럼 요즘은 50대는 물론 60대 이상까지 성에 대한 욕구가 표면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추세다. 과거 늦은 나이에 재혼을 한다거나 남성을 다시 손보는 수술이 남들 보기에 부끄럽다고 생각해왔던 사람들이 이제는 재혼을 위해서 그리고 자신의 노년을 위해서 이상적인 성생활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점차 깨닫고 있기 때문이다.
노년에도 주체적인 삶과 성을 즐기겠다는 사람들이 재혼율을 높이고 있지만 준비되지 않은 남성들은 스스로 혹은 타인에 의해서 자신이 바라던 노년의 삶을 알차게 꾸려나가지 못한다. 나이가 많은 재혼부부에게 행복한 성생활은 앞으로 남은 인생을 보다 활기차고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촉매제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이무연|강남유로 비뇨의학과 원장, (02)539-7575, www.AdamsClinic.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