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비지니스 2007년 01월 08일 제 580호
영국 1위 포드 ‘포커스’, 독일 1위 폭스바겐 ‘골프’, 이탈리아 1위 피아트 ‘푼토’. 이는 유럽 주요국의 베스트셀러 자동차로 모두 소형차다. 생활환경이 비슷한 일본 역시 소형차인 도요타 ‘코롤라’가 판매 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큰 차 좋아한다는 미국도 최근 고유가로 인해 대형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의 수요가 줄고 소형차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비해 유독 국내에서는 소형차가 찬밥 신세다. 큰 차를 몰아야 체면이 선다는 한국인들의 소비 인식 때문이다. 이러한 크기 집착은 성문화에도 고스란히 묻어난다.
◇그들만 아는(?) 왜소 콤플렉스= 몇 년 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의류 도매업을 하고 있는 40대 중반 D모 씨가 서울에 있는 필자의 병원을 찾아왔다. 젊어서 미국에 건너가 자수성가한 그는 미국에서도 성공한 의류 사업가였다. 남들로부터 인정과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그였지만 얼굴 한 쪽에는 숨길 수 없는 고민의 빛이 역력했다. 바로 남들에 비해 왜소한 심벌 때문이었다. 가뜩이나 체구가 큰 서양인들과 늘 비교 대상이 되니 자신의 것이 더 한심하게 느껴졌을 터. “사우나에서 만나면 힐끔힐끔 눈치 보다가 제 것을 감추기에 바빠요.” 진찰 결과 그는 언뜻 보면 빈약해 보였지만 발육 상태나 길이가 병적인 상태는 아닌 정상 범위였다.
2006년 봄 음경 왜소로 고민하다 병원을 찾은 40대의 S 씨. 그는 13년간 한 번도 동료와 목욕을 한 적이 없을 정도로 회사 생활에 소극적이었다고 고백했다. 그의 ‘목욕탕 기피 증후군’은 회사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했다. 술과 스트레스에 찌든 직장인들에게 사우나는 좋은 피로해소제이건만 그는 13년 동안 단 한 번도 동료나 상사와 목욕을 한 적이 없는 사람으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었던 것이다. 부부생활 역시 소극적이어서 13년 동안 아내에게 늘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진찰 결과 상중하 중 ‘하’그룹에 속했고, 그로 인해 심한 왜소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1cm 차이 큰 방망이, 작은 방망이 = 왜소 콤플렉스는 비록 40대만의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위 사례들처럼 보통 한참을 콤플렉스에 시달리다가 40대가 되어서야 병원 문을 두드리는 경우가 많다. 음경의 길이가 4cm 이하일 때 해부학적 왜소, 그리고 스스로 음경이 작다고 여겨 결혼을 꺼리거나 정상적인 사회활동을 못할 때는 정신적인 왜소 음경의 범위에 속한다. 위 두 사례 중 D 씨는 정신적 왜소, S 씨는 해부학적 왜소에 해당된다.
사실 해부학적 왜소라고 해서 비정상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단지 정상인보다 1~2cm 정도 작을 뿐 정상적인 성생활을 못할 정도는 아니기 때문이다. S 씨는 단지 자기 스스로가 심한 ‘왜소 콤플렉스’에 빠져 있다 보니 오히려 13년간의 결혼생활 동안 부부생활의 질이 높아지지 않았을 뿐이다. 자신의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쏟은 주의력과 정성을 다른 데로 돌렸다면 아마 더욱 생산적인 인물이 되었을 것이다. 어쨌거나 그는 수술 후 새로운 40대의 삶을 찾았다며 화색이 만연했다.
D 씨는 전문의가 봤을 때는 정상이었다. 단지 외국인들의 그것과 비교하는 습관, 그리고 페니스가 크면 여성에게 더 큰 만족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그릇된 생각에 병원을 찾은 케이스였다. D 씨와 같은 정상 범주의 정신적 왜소는 외과수술적 조치가 필요치 않다. 그러나 일반인의 경우 정신적 치료로는 효과가 없을 때가 많고 병적으로 확대돼 사회생활이나 성생활에 방해를 받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는 음경확대술 등 수술적 방법으로 근원을 해결해 자신감을 올려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정신과 육체는 하나다. 마음의 병을 육체로, 몸의 병을 마음으로 치유하듯 남성들이 흔히 겪는 왜소 콤플렉스 역시 몸과 마음을 다스릴 줄 안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새해 정해년(丁亥年)에는 몸과 마음을 스스로 다스려 99세까지 88하게 사는 남성들이 되길 기원해 본다.
이무연·강남유로클리닉 원장(전문의/의학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