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미국 할리우드 스타 케빈 코스트너가 52세의 나이에 5번째 아이의 아빠가 되었다는 소식이 보도됐다. 또 한국에서는 러브하우스로 유명한 건축가 이창하 씨(52)가 26세의 신부와 여섯 번째 늦둥이를 가졌다는 소식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런 ‘늦둥이 아빠’의 보도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다. 예전에는 그 나이에 웬 주책이냐는 반응이었지만, 요즘은 ‘와우~ 대단한걸~’이라는 탄성이 나오곤 한다. 탄성의 이유는 다름 아니라 ‘100세에도 아버지가 될 수 있다’는 말의 의미가 ‘100세에도 성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는 말과 진배없기 때문이다. 또한 성성한 은발을 휘날리면서도 아내와 자식을 책임질 수 있다는 것은 남성으로서는 최대의 로망이며 자랑이기 때문이다.
◇세월도 거스를 수 있다=‘100세에도 아버지가 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은 나이가 들면 성생활은 물론 성에 대한 ‘흥미’마저 떨어질 것이라는 잘못된 믿음 때문이다. 66~71세의 노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10~15% 만이 성욕이 없다고 대답한 것으로 미뤄 이 같은 의심이 사실과 전혀 다르다는 것을 확인해 준다. 또 미국의 한 조사 연구에 의하면 61~65세 남성의 37%가, 66~71세 남성의 28%가 주1회 이상 성생활을 즐기고 있다. 이는 남성의 생식력에는 원칙적으로 정해진 나이가 없으며 성적 기능에는 연령이 없다는 것을 확인해 주는 것이다.
또한 나이를 먹고도 성기능이 유지될 수 있고, 성에 대한 흥미를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은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에게도 해당되는 사실이다. 여성 역시 갱년기 증상을 겪으면서 성기능이 저하되거나 다른 이상 증상으로 아예 성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리기도 하지만, 의학의 도움과 생활 습관 교정 등을 통해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 특히 자신의 존재에 대해 무력감과 의구심이 드는 등 심적 우울함이 여성 성기능에 많은 영향을 미치므로 남편이나 가족의 따뜻한 관심이 최대의 치료 방법이 될 수 있다. 중년의 성 건강은 어느 한쪽의 문제만이 아닌 남성, 여성의 공통의 문제인 것이다.
◇황혼의 행복= ‘나도 한때는 누구도 부럽지 않은 힘이 있었는데…’라면서 과거를 돌이켜보며 한숨을 쉬는 남성들은 그 세월의 무자비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신체적으로 성적 능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이성에 대한 관심과 성생활의 즐거움은 젊은 시절과 다르지 않다. 남성은 70세가 넘어도 성욕을 관장하는 남성호르몬의 수치가 20대의 3분의 2 수준을 유지한다. 다만 노화로 인해 전립선과 방광 등에 생기는 질환 때문에 발기부전을 겪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성기능 장애가 성생활의 ‘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갈수록 보다 안전하고 효과 좋은 치료제와 수술이 속속히 개발, 시술되고 있으므로 얼마든지 정상적인 성생활이 가능하다. 한 국내 조사에서는 60세 남녀 5명 중 1명이 성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다른 조사에서는 60세 이상 여성의 절반 이상이 ‘지금도 성생활을 한다’고 답했다.
남성 노인의 규칙적 성생활은 고환, 음경 등의 위축과 퇴화를 방지해 전립선 질환을 예방하고 여성의 경우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성생활은 뇌의 전두엽을 자극해 뇌의 노화, 치매, 건망증 등의 진행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성행위 중 뇌에서 엔도르핀이 분비되고 면역력이 강화돼 건강에 도움이 된다.
또한 황혼의 성생활은 부부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므로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특히 필요하다. 여성이든 남성이든 나이가 들면 각자의 상황에 대해 위축되게 마련이다. 이럴 때일수록 따뜻한 마음과 대화로 서로가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임을 인식시켜 주어야 한다. 황혼의 행복은 또 다른 의미의 행복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이무연·강남유로클리닉 원장(전문의/의학박사)
가톨릭의대 외래교수. 세계성의학회 정회원. 아시아·태평양 남성학회 정회원. 미국 성기성형학회 정회원(아시아 유일). 유럽 남성성기수술학회 정회원(아시아 유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