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남성이라면 성행위 시 여성의 만족도나 오르가즘을 보면서 만족감 성취감 정복욕을 충족시킨다는 말이 있다. 기질적 문제든, 심인성 문제든 성기능 장애를 호소하는 남자의 참담함은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하기 어렵다. 특히 침실에서'수행불능'을 처음 경험했을 때의 기분은 KO패를 당하고 링에서 내려오는 권투선수보다 더 허탈하다. 이쯤 되면 부부관계뿐만 아니라 가족의 균형이 깨지고 일에도 자신이 없어진다. 그만큼 남성에게 있어서 '성기능'이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인 것이다.
◇해피 드러그, 발기부전 치료제= 이런 남성들에게 1999년 국내 처음으로 시판된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는 커다란 충격과 변화를 가져다줬던 것으로 기억된다. 가장 큰 변화로는 중장년층의 성 인식 변화를 꼽을 수 있다. 과거에는 발기가 안 돼도 그저 나이 탓이려니 하고 병원을 찾기는 커녕 체념하고 살던 사람들이 당당하게 발기부전 치료제의 처방을 요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발기부전이 더 이상의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고령사회의 최대 화두로 부상한 '삶의 질'을 개선하는데 성기능은 필수라는 인식이 형성됐다. 오죽했으면 발기부전 치료제를 '해피 드러그(Happy Drug)'라고까지 불렀겠는가.
국내에 발기부전 치료제가 처음 출시된 지 이제 9년째. 지금은 비아그라, 시알리스, 레비트라에 자이데나 등 국내 제약회사들까지 합세해 현재 판매되고 있는 발기부전 치료제의 종류는 한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아졌다. 그리고 각각 내세우는 장점들도 다양해졌다. 우스갯소리로 발기부전 치료제도 골라 먹는 시대가 온 것이다.
◇발기부전 치료제, 어느 것이 좋을까?= 현재 판매되고 있는 경구용 발기부전 치료제의 원리는 동일하다. 음경해면체 평활근의 이완과 발기를 유도하는 cGMP의 농도를 떨어뜨리는 PDE 효소를 억제하는 것이다. PDE는 현재까지 11개 이상의 종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가운데 발기에 관여하는 것은 주로 PDE5다. 시판되는 제품 모두 PDE5 억제제지만 이 효소를 제어하는 주성분이 다르기 때문에 '발기 지속시간' 및 '강직도' 등의 효능이 조금씩 다른것이다.
경구용 발기부전 치료제는 환자의 70~80%에 효과가 있으며 두통, 메스꺼움, 안면홍조, 안면 화끈거림 등 부작용도 비슷하거나 차이가 있더라도 아주 근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약을 만드는 회사들은 자사에 유리한 실험 결과를 발교하고 자사 제품이 가장 좋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결론은 그 차이가 조금씩 있을 뿐 어느 하나가 두드러진 효능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자신의 체질과 상황에 맞게 전문가에게 처방된 약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고 하겠다.
◇'정력제'라는 잘못된 인식= 경구용 발기부전 치료제는 성적 자극을 받아 발기가 되려고 할 때 발기가 더욱 잘되고 오래 유지되도록 도와주는 약물이다. 그러나 일반 사람들은 이를 성적 자극을 일으켜 발기 자체를 유도하는 약물로 오인할 때가 많다. 다시 말해 발기가 될 때 성기로 혈액이 원활하게 유입되도록 도와주는 약물이지, 가만히 있어도 성적 흥분을 유발하는 정력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약의 효과가 나타날 시간에 맞춰 성적인 자극을 주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가끔 비즈니스상 만나는 사람들이 필자의 직업을 알고 나서, 별것 아니라는 투로 발기부전 치료제를 몇 알 구할 수 없겠느냐고 요청할 때가 있다. 발기력에 문제가 없는 사람에게 발기부전 치료제는 무용지물일 뿐만 아니라, 심장병 또는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사람이 복용했을 경우 사망에 이르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필자는 충고하곤 한다. 자신의 성기능이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느낄 때는 먼저 건강검진을 통해 심혈관계 질환이나 당뇨병 등 관련 질병이 없는지 먼저 확인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생활습관을 고치기 바란다. 그래도 문제가 개선되지 않으면 그때 주저하지 말고 전문의와 상의해 보기를 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