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성생활 만족도 저하 현상= 최근 제약 기업 화이자가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멕시코가 전 세계 성인들 중 가장 만족스러운 성생활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은 8%만이 충분히 만족스럽다고 응답해 세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와 비슷한 시기에 시카고대학은 남성 중심 가부장 사회에 사는 사람들의 성생활 만족도가 남녀가 비교적 평등한 사회에 사는 사람들에 비해 크게 뒤진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성생활’이 ‘자식 낳기’에 치중돼 있는 남성 중심 문화가 여성의 성생활 만족의 중요성을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으며 ‘여성이 성생활에 만족하지 못하면 남성의 만족도 없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상당수의 중년 부부들은 성생활에 문제를 겪고 있다. 일부러 아기를 갖지 않는 딩크족이 생겨날 만큼 성생활을 포함한 부부 중심의 삶을 중요하게 여기는 젊은 신세대 부부들과는 달리 전통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남성이 집안의 중심이 되는 중년 부부들은 성생활에 있어 말 못할 고민을 가지기 쉽다.
◇해법찾기= 우리나라 중년 남성들은 유교적, 가부장적 관념의 지배를 받아 대부분이 권위적인 면모를 갖고 있으며 이러한 태도를 성생활에서도 고수한다. 자연스럽게 성생활 자체를 리드하게 되고 아내에 대한 배려보다는 ‘사정’ 중심의 부부관계를 맺기 쉽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한국의 남성들은 ‘섹스’를 느긋하게 즐기며 대화하기보다 ‘빨리빨리’ 의식을 그대로 적용하며 아내를 만족시키는 것은 ‘횟수’와 ‘시간 끌기’에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아내는 ‘사랑한다’라는 로맨틱한 대화를 원한다.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 싶은 것이 여성의 공통된 심리. 여성은 ‘시간’보다는 로맨틱한 분위기나 감정 상태 등이 혼합적으로 작용할 때 성적인 흥분을 느낀다.
이렇듯 중년 부부간에는 분명한 ‘성적’인 생각 차이가 생긴다. 남성은 40대 이후가 되면 남성 갱년기, 발기부전 등의 성기능 문제를 갖기 쉽다. 이에 따라 ‘아내가 샤워만 해도 두렵다’고 느낄 만큼 아내의 눈치를 살피게 되는 반면 아내는 젊을 때부터 그랬듯이 본인의 즐거움을 위해 남편이 배려해 줄지 의심스럽다. 따라서 중년 부부들은 ‘성’에 대한 서로의 생각 차이를 읽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남편은 아내가 배려 받고 싶고 부드럽고 로맨틱한 관계를 원한다는 것을 알아줘야 하고, 아내는 남편이 표현에 서투르고 ‘성’에 있어서 때로는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해 줘야 한다.
◇대화가 필요하다= 중년 부부들은 특히 ‘성’에 대한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대화로 표현하는 것을 어려워하는데, 부부간에 대화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대화를 통해 서로의 마음을 알아주고, 만족스러운 성생활을 위해 조금씩 변화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중년은 생각만큼 길지 않다. 중년을 넘어 노년이 되면 하고 싶어도 자유롭게 ‘성생활’을 할 수 없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젊을 때에는 오로지 돈을 벌고 자식 키우기에 급급해 부부 중심이 아닌 자녀 중심의 생활을 해오다 자녀들이 어느덧 자라 정작 부부만의 생활을 찾아야 하는 중년이 됐지만 소통할 대화의 기술도, 섹스의 기술도, 섹스의 지식도 터득하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년 부부들은 성에 있어서 좀 더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 중년 부부에게 성생활은 그 어떤 건강 음식이나 보약보다도 건강에 유익하기 때문이다.
성생활을 하면 엔도르핀과 성장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엔도르핀은 스트레스 완화를, 성장호르몬은 체지방을 줄이고 근육을 늘려 주어 결과적으로 노화를 늦추는 효과가 있다. 또한 심폐기능을 높여주고 통증을 완화하며 글로불린A가 분비돼 면역성을 높여준다. 이뿐만 아니라 성행위로 감정이 고양되면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테스토스테론이 분비되고 자신감과 삶의 의욕을 높일 수 있다. 무엇보다 부부간 애정을 확인함으로써 보다 풍요롭고 아름다운 중년을 영위해 나갈 수 있다.
이무연·강남유로클리닉 원장(전문의/의학박사)
가톨릭의대 외래교수. 세계성의학회 정회원. 아시아·태평양 남성학회 정회원. 미국 성기성형학회 정회원(아시아 유일). 유럽 남성성기수술학회 정회원(아시아 유일).
